『어머니!』그의 꿈은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채금 사업이었다. 아버지는 벽골제 부근의 논바닥엔 온통 사금으로 깔려 있다고 하였다. 왜정때 황산면 일대에서 사금 캔 경험으로 매장량을 눈대중으로 측정할 수 있었던 것이다.『글씨요. 모르겠수.』이장은 몇일동안 면도를 하지 않아서 얼굴 전체가 털투성이고 눈빛은 도움을 청하는 듯한 표정이었다.『아직 수사중이라 그러니 이해하시죠. 난 경찰서 강력계 형사요. 유사장을 저격한 자를 아직 체포하지 못해서 이렇게 보호하고 있는 거요. 혹시 다른 사람을 시켜서 유사장을 해칠지도 모르기 때문에.』아까짱은 공중전화 부스에서 수사과 번호를 돌렸다. 화영을 죽인 범인이 삐뜨리라고 했으나 저쪽에서 당신의 신분을 알려달라고 하였다. 차마 자신의 정체를 밝히기가 겁이나서 도로 수화기를 내려 놓았다. 경찰서에 찾아가서 삐뜨리가 범인임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 잘못하면 자신이 올가미에 씌울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어떻게 할까. 도대체 자신의 결백을 어떻게 해야 알릴 수 있단 말인가.(이렇게 된 이상 모두 쥑이는 거야. 삐뜨리. 백사장.)신문 및 문예지 다수 연재『이거 선물이야.』아니 아버지가 붙잡혀 가다니.지게를 작대기에 받쳐놓은 홍길은 소쿠리를 안고 부끄럼을 타는 용순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용순을 얼른 그 자리를 벗어나려했지만 홍길이 얼른 가로 막았다. 무척 당혹스런 용순은 소리를 지를 수도 달아날 수도 없었다.다음 날.이 유서깊은 벽골제엔 아름다운 단야의 설화가 있다. 신라 제38대 원성왕 때 일이다.얼어붙은 삐뜨리는 꼼짝 못하고 있다.그동작이 싫증나지 않아 계속 되풀이 하였다. 피가 손바닥으로 싹 몰릴 때 어떤 쾌감같은 걸 느꼈던 것이다. 그녀의 맑은 눈동자가 그의 마음을 빨아댕기는 것 같았다.용호는 다시금 닭살이 돋는 것 같아 몸을 부르르 떨었다. 포장마차엔 조개를 삶은 냄비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었다. 조개 한 그릇에 소주 한 병을 시킨 그들은 그간에 있었던 얘기를 나누었다.(언니가 조금만 더 참았더라면. 논바닥에 금덩이가 있다
삐뜨리는 가운을 벗어 벽에 걸어놓고 나왔다.아까짱은 공중전화 부스에서 수사과 번호를 돌렸다. 화영을 죽인 범인이 삐뜨리라고 했으나 저쪽에서 당신의 신분을 알려달라고 하였다. 차마 자신의 정체를 밝히기가 겁이나서 도로 수화기를 내려 놓았다. 경찰서에 찾아가서 삐뜨리가 범인임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 잘못하면 자신이 올가미에 씌울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어떻게 할까. 도대체 자신의 결백을 어떻게 해야 알릴 수 있단 말인가.(이렇게 된 이상 모두 쥑이는 거야. 삐뜨리. 백사장.)『거시기. 거 누구시요?』아니 아버지가 붙잡혀 가다니.『오빠!』뒤를 보이는 여자 그리고 앞에 마주앉은 사람은 용수였다. 여자는 언뜻 보기에 직장여성같아 보였다.『 걱정마. 교회친구라고 하면 이해 하실테니깐. 』갑부는 금 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피우던 담배를 부벼껐다.정말 여자는 참하고 잘 생겼다. 머리가 약간 실성해서 탈이지만. 기억상실증이라고나 할까. 과거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진선과의 사이에 돌 지난 아이가 있는데 전 남편이 나타났으니 만약에 이 남자가 자신이 데리고 사는 걸 안다면 칼들고 덤빌지 모른다. 그 사진을 갖고 다니다가 혹시 우리동네에 오면 어떡하나. 더구나 여관에 투숙하기라도 하는 날이면 들통나는 건 시간문제가 아닌가.『 동냥아치 방아치 아들낳고 딸낳고. 동냥아치 방아치 아들낳고 딸낳고. 』(아이고 미치고 환장하겠네.)『제가 어린앤가요. 나같은 걸 누가 데려가요.』『 어머! 어머! 』아까짱이 상체를 구부리고 안으로 들어오자 그녀는 얼른 큰 문의 고리를 걸어잠갔다.부모님에게 큰 절을 올린 후 궁금해서 물었다.용호는 머리를 길렀기 때문에 여학생의 눈에 아저씨로 보였는지도 모른다.『응. 가짜 여고생한테 당할뻔 했지.』『내가? 말도 안돼.』남들은 농사철이면 괭이와 삽을 챙기는 아버지는 정반대로 구럭과 쇠꼬챙이를 챙겼다.현숙은 백을 어깨에 걸쳤다. 밤색 가죽으로 만든 가방이 귀여워 보였다.『 꽝! 』곁에서 부채질하며 수재비를 떠먹고 있던 할아버지가 물었다.아까짱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