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마술은 게임처럼 주문을 왼 후 네, 됐습니다. 할 수는 없다. 겉보기에 그렇게 보일 뿐이고 뒤에서는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카미조가 덤벼들 듯이 그 종이쪽지를 주워들자 거기에는 분명히 열한 자리의 번호가 적혀 있었다. 그 김에 사용요금을 보니 지난달에는 14만 2500엔이나 썼다. 악질 광고 전화에 걸려든 게 틀림없었다.뭐.그야말로 마치 영혼이라도 빠져나가버린 것처럼.흥분해서 단숨에 떠들어대려던 그녀는 숙취가 온 것처럼 관자놀이를 눌렀다.그래서 그냥 여기에 온 목적을 입 밖에 낸다.이런 것을 먹인다 해도 카미조의 지갑에는 아무런 타격도 없다.하지만 이 녀석은 다르다. 이 녀석은 조직의 일원인 것이다.중요한 건 책이 아니라 내용이니까. 원전을 없애도 그걸 알고 있는 마술사가 다른 제자에게 말로 전하면 의미가 없어.도신(刀身)은 검집 속에 들어가 있어서 보이지 않지만 마치 오래된 일본가옥의 기둥 같은 역사를 새긴 칠흑의 검집이 이미 진짜임을 뒷받침하고 있었다.웃기지 마, 너. 그런 중요한 얘기를 왜 지금까지 안 하고 있었어.이마에 젖은 수건을 올려놓은 인덱스는 이불 속의 무더위를 용서할 수 없는지 한쪽 다리를 카미조 쪽으로 불쑥 내놓고 있다.갑작스레 피를 보고 허둥거리는 코모에 선생을 옆으로 밀어내고, 카미조는 멋대로 집으로 들어간다.움켜쥔다.언제나 좁다고 느끼는 인도는 몹시 휑뎅그렁하게 느껴지고 마치 활주로 같은 차도에는 차가 한 대도 달리지 않는다. 노상에 주차되어 있는 차는 그대로 버려진 것처럼 아무도 없다.유일한 문제는 카미조가 밖에서 시간을 때워야 한다는 것이다.아.그리고 적은 조직이다.하지만 어째서?으음. 은근히 멋진 대사를 내뱉어서 얼버무리려고 해도 선생님은 용서하지 않을거에요?마라톤 풀코스를 뛰고 난 후처럼 두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고 힘이 빠지는 것을 알 수 있다.어째서 필요악의 교회가 인덱스를 쫓아다니지? 어째서 당신들은 인덱스에게 마술결사의 나쁜 마술사라고 불리고 있는 거야.자, 거기! 더 이상 한마디라도 떠들면 콜럼버스의 달걀이에요?일곱
극도의 집중력이 아픔이라는 감각을 일시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것 같았다.마치 불꽃과 검은 연기 중앙에서 갑자기 나타난 회오리바람이 모든 것을 날려보내듯이..코모에 선생은 그런 식으로 사물을 생각할 수는 없다.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단 한 소년의 말만으로도 런던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마술사는 막다른 곳까지 몰려 있었다.뭐? 귀여운 선생님헌티 시험 결과에 대한 꾸중을 듣는 것도 좋지, 뭘 그랴. 저런 어린애가 말로 괴롭혀주다니, 너는 참 경험치가 높아야.카미조의 고함소리는 바로 위에서 덮쳐온 칸자키의 포효에 밀려 사라졌다. 말투에서부터 모든 것을 벗겨내고 모조리 드러낸 감정이 카미조의 심장을 찌부러뜨리려고 한다.땅바닥이 크게 흔들린다.대체 어떤 마술을 썼는지 피로 물든 수도복은 깨끗하게 세탁되어 있었다. 저런 안전핀투성이의 수도복을 세탁기에 던져넣으면 5초 만에 산산조각날 거라고 생각했다. 설마 일단 분해해서 하나하나 빤 것일까?카미조는 무방비해진 인덱스의 곁으로 일직선으로 달려간다.결론을 말하면, 카미조 토우마는 불행했다.그렇군, 그렇군, 이 나라는 종교관이 희박해서 모를지도 모르겠군.웃기지 마.진홍색으로 타오느는 불꽃 속에서 중유처럼 검고 끈적끈적한 것이 심지를 이루고 있다.인덱스라는 같은 동료에 대한 시선이 아니라 마술사라는 얼어붙은 시선으로.카미조는 한숨을 쉰다. 늘 이런 아이였다. 그럭저럭 한 달 가까이 얼굴을 마주치고 있는데 서로 이름도 모른다. 친구가 되려고 하는 것은 아닌 셈이다.앞으로 4미터.영웅이 되는 거지.뭐? 하고 카미조는 눈썹을 찌푸렸다.이런 룰을 목격하고 나니 마술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시스템의 일부를 알 것 같은 느낌이 든다.현재 상태를 유지하면 런던 시계탑이 가리키는 국제표준시간으로 환산해서 약 15분 후에 제 몸은 필요한 최소한의 마나를 잃고 목숨이 끊어집니다.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처럼 단 일격에 온몸의, 손가락 하나에 이르기까지 모든 힘이 사라졌다.이렇게 되고 만 걸까, 카미조는 어금니를 악문다.아니, 이것은 인간이었
